탈레반 정권 장악에 카불 공항 탈출 인파로 ‘아비규환’

입력일 : 2021년 09월 03일
[흥덕일보] 이승현 기자 = 예상 밖의 빠른 속도로 친미 성향 아프간 정부가 붕괴하고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자 탈출을 위해 몰려든 인파로 수도 카불 공항이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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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명의 시민이 한꺼번에 활주로로 몰려들자 이들을 해산하려고 미군이 발포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월남 패망 당시 ‘사이공 탈출’보다 더 급박한 상황이 이어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공항에는 더 많은 인파가 몰렸고, 시민들이 활주로를 장악하고 문이 열린 여객기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어떻게든 여객기에 타려고, 탑승 계단에 거꾸로 매달린 모습도 보였다. 밀려든 인파로 도저히 여객기가 뜰 수 없는 상태가 되자, 공항 당국은 모든 민항기의 운항이 중단됐다고 이날 오후 발표했다. 아울러 아프간 항공 당국은 카불 영공 통제가 군에 넘어갔다며 항공기 노선 변경을 권고했고 이미 미국 유나이티드항공과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등 여러 외항사가 아프간 영공을 피하기 위한 항로 조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미군의 발포로 공항에서 아프간인 여러 명이 사망했다고 보안군 소식통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SNS에는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질서 유지를 하려고 발포하는 바람에 민간인이 죽었다”는 글과 함께 여성을 포함한 여러 명이 바닥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카불 공항을 지키는 미군은 지난 24시간 사이 공항에서 무장한 남성 2명을 사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한 미국 관리는 로이터에 “공항에 몰려든 군중이 통제 불능 상태였다. 발포는 혼란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고위 당국자는 AP통신에 이날 카불 공항에서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한 여러명을 포함해 총 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3명이 미군 수송기에 매달렸다가 활주로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민항기에 이어 군용기의 운항도 중단됐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카불 공항에서 모든 군사 및 민간 항공편이 중단됐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커비 대변인은 미국과 터키 등에서 파견한 군부대가 현장을 정리하고 있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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